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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묵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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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하면
우리들의 기억속에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작품은 아마도 갱영화 "대부"일
것이다. 그러나 코폴라감독의 모든 역량을 한꺼번에 솓아
부어 많든 영화는 뭐니뭐니해도 당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타기도 한 그의 79년작 "지옥의 묵시록"이라고 한다.
코폴라 감독이 이미 60년대 말에 구상한 "지옥의
묵시록"이 제작사의 의심을 사자 그의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서
만든 영화가 "대부"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그렇게
히트를 쳤던 "대부"가 "지옥의 묵시록"의 악세사리였다는
것이다.
‘
팍상한을 비롯한 필리핀의 정글속이 주무대였던
이 영화로 감독 자신은 40킬로가 넘게 몸무게가 줄었다고 한다.
영화 촬영중 제멋대로 행동한 주연 배우 말론 브랜도나 비협조적인 필리핀 정부와
끊임없이 신경전을 벌여야 했으며, 이러한 최악의 조건속에서 영화제작비가 초과해 감독
개인적으로 1600만 달러의 빚을 지기도 했다.
코폴라 감독이
이 작품을 완성하지 못할까봐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몇차례나 자살하겠다고 협박하는 최후의 수단까지 써가며 완성한 이 ‘지옥의 묵시록’은 결국 그의
영화 이력의 정점을 이뤘으며, 이 영화로 기력을 소진한 그가 이후 별다른 작품을
내지 못했다는 것은 바로 이 영화에 그가 얼마만한 정력을 투입했는가를
보여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옥의 묵시록
리덕스"
"지옥의 묵시록"을 22년만에 새롭게
고쳐 쓴 작품. 코폴라 감독이 당초
공개되지 못한 50분 분량의 장면들을 새로 집어넣고 편집과 사운드 믹싱까지 다시 해서 2001년
러닝 타임 3시간16분의 ‘지옥의 묵시록
리덕스’(Apocalypse Now Redux)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새로이
추가된 주요 장면은 위문공연을 온 누드 모델들이 되돌아갈 연료가 떨어지자
섹스와 맞교환하는 장면, 프랑스인들 농장에서의 신랄한 대화와 육감적인 하룻밤 장면, 커츠 대령과 윌라드 대위의 관념적인 대화 장면 등이 다. 특히 이 영화에서 여자 배우론 가장 큰 비중의 배역을 맡았음에도 79년 당시 공개본에는 출연 분량이 모두 삭제되는 불운을 겪었던
프랑스 여배우 오로 클레망의 감격적인 복권(復權)이 가능하게 됐다.
'지옥의 묵시록 리덕스’에는
원본보다 전쟁의 광기를 더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전 와중에 캄보디아에서 독자적 부대를 거느리게 된 커츠 대령(말론 브랜도) 암살 임무를 띠게 된 윌라드 대위(마틴 쉰)의 여정을 그린 이
영화에는 공포와 허무, 환멸과 피로, 죄의식과 부조리, 혼돈과 폐허, 무기력과 권태 등 전쟁의 부분집합을 이루고 있는 요소들이 소용돌이 치며
지옥의 아수라장을 그려낸다. 이 영화엔 블랙 코미디와 형이상학적 성격이 뒤범벅이
된 영화이면서 지옥의 전장을 신기루처럼 보이게도 하다가, 명분없는 베트남전을 정면에서
까발리는논쟁적인 영화이기도 하다.
가장 사실적이면서도 가장 초현실적인 이 기이한 매력의 전쟁영화 걸작은 숲을 불지르는
네이팜탄의 광기로 시작해서 커츠 대령이 남긴 마지막 말인 “그 공포!”란 대사의 긴 여운으로 끝난다. 아니, 이 영화는 그렇게 시작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성실한 관객이라면 첫 장면의 배경에 흐르는 도어즈의 노래 제목이 ‘The End’라는 점에 주목할 것이다. ‘지옥의 묵시록
리덕스’는 시작이 끝이 되고 끝이 시작이 되는 이 영원한 악업(惡業)의 윤회 그 자체인 것이다. 22년이나 지난 낡은 영화라고? 뫼비우스의
띠처럼 되풀이되는 권태로운 역사 속에서, 습관처럼 전쟁으로 비극을 복습해온 인류를 떠올릴 때, 대체 누가 22년을 길다고 할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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