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라를
제작하는 것이 옛날의 필리핀인들 한테는 결코 흔한 일은 아니지만
벵기엣주에서만은 그런 흔적이 많이 보인다. 나무관과
뼈 그리고 미이라들이 모셔져 있는 동굴들이 벵기엣주에는 널리
분포되어 있다. 특히 Kabayan지방에 많이 몰려 있는데, 1908년에
이들 미이라를 찾아 나섰던 사람들에 의해 발견된 것중의 어떤 것들은
그 시기가 500년을 넘는 것들도 있다. 이들 미이라를 만드는
정확한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그 방법이 고대
이집트의 그것처럼 발달된 것 같지는 않다.
이
지방에서 발견되는 미이라의 가장 큰 특징은 옷과 같은 것으로 싸여
있는 것이 아니고 알몸 그대로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존상태는 상당히 양호하다고 한다. 그리고 미이라의
자세가 어머니 배속의 태아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또 다른 특징중의
하나다. 두손을 머리 양쪽에 얹어 놓았거나 두손을 한데 모아
머리의 어느 한쪽으로 모아 놓은 자세를 하고 있다. 미이라의
피부는 베이지색으로부터 갈색까지 다양한 색깔을 띠고 있다. 그리고
도형의 모습을 한 문신이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미이라 제작방법에 대해서는 사람이 죽으면 시체를 의자에
앉은 자세로 묶어 몸속의 체액이 자연스럽게 빠진 후에 약초와
기름을 사용해서 제작하는 것이라는 정도다.
그
당시에는 시체를 햇볕이나 연기를 쬐어 말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과정이 보통 40일에서 60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물론 부자들의 경우는 이 과정이 2년정도로 길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전과정을 통해서 제례의식과 가축을 제물로
바치는 등 옛날 부족사회의 일반적인 제례의식과 유사한 형태를
띤다. 이러한 의식은 mambunong이라는 제장이 집전을 한다.
마지막에 미이라는 나무로 만들어진 캡슐모양의 관에 넣어져
mambunong이 택한 길일에 동굴속에 뭍혀진다.
현재
옛날의 미이라 제작기술은 전해 내려 오는 것이 별로 없지만 1981년
Kibungan지방에서 Kankanai족의 한 유명인의 유해를 연기에 그을린다던가
하는 전통적 방식을 사용해서 매장한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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