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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9월 17일

>> 여행.레져.숙박 >> 레져 >>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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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킬링산에 관한 정보

 

 

 

마킬링산의 정상부분은 항상 구름이 덮여 있어 매우 습합니다.  그래서 사진에서 보는 거처럼 죽은 나뭇가지에 이끼가 잔뜩 끼어 있는 것이 많습니다. 습하니까 길은 미끄럽고 거머리들이 엄청 많이 서식을 합니다. 항상 구름이 끼어 있는 이유를 같이 간 BO님이 재미있게 설명을 하더군요. 산밑에 온천수가 하도 많아 그 수증기 때문에 그렇다네요.  글쎄요.

 

지난 13일의 마킬링산(해발 1,198미터. 책에 따라 높이가 다름) 등반은 가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다가 갑자기 다녀온 경우가 됐습니다.  같이 가기로 한 사람들이 여러 가지로 난색을 표시한 이유도 있었지만, 나 자신이 한국의 주말이나 다름없는 금요일 저녁에 마음껏 취해보고 싶은 유혹 때문이었습니다.  또 그날따라 왠지 공짜술이 엄청 생기기도 했죠.  그러나 밤 11시 다되어 갈 즈음해서 온 한길님의 문자메세지로 인해 주말의 거창한(?) 산미구엘 파티는 1시쯤해서 접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집에 가서 대충 샤워하고 잠자리에 든 시간은 2시경이었습니다.  아침 5시에 버스터미널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으니까 수면은 많아야 2시간 반밖에 되지 않았죠.  산에 오르다 졸리면 어떡하나 하는 기우에 가까운 생각을 하면서, 휴대폰의 알람기능덕에 제때 나갈 수 있었습니다.  마음을 고쳐먹은 또 다른 이유를 들자면 게시판에 마킬링 정상정복에 관한 글을 올린 BO님이 동참하겠노라고 전날 전화를 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부엔디아 전철역 바로옆의 버스터미널에서 1시간 반을 달리면 로스바뇨스 UP입구에 내려 줍니다.  이때 로스바뇨스 college간다고 하면, 버스차장은 UP로 들어 가는 입구에 내려 주는 것이 아니고 칼텍스주유소앞에다 내려 줍니다.  왜냐하면  주유소 바로 옆에 UP로 들어 가는 지프니 정유장이 있거든요.  그러나 이 날은 우선 UP로 들어 가는 사거리에 위치한  Jollibee로 갔습니다.  간단한 아침요기도 할 겸, 로스바뇨스에 사시는 BO님을 거기서 접선하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BO님이 승용차를 몰고와서 마킬링산 등산로 입구의 매표소까지 쉽고 편하게 갈 수가 있었습니다.  매표소에서 1인당 거금 5페소를 미련없이 던지고 대표자의 주민등록사항을 적고 나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제 2봉(peak 2)까지 7.8km나 된다는 팻말이 나옵니다.  왕복이면 15.6km가 되는 셈이지요. 그냥 평지를 그렇게 걸어도 결코 쉽지만은 않을텐데 산길을 그렇게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마음 한켠에 걱정스러움이 뭉게구름처럼 일어 나더군요.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이미 루비콘강을 건넌 상황인데요.

오늘 일행은 지금까지 가장 많은 4명이었습니다.  저랑 한길님,  BO님과 듬직한 맏아들 보민이.  처음 대면하는 BO님과 보민이 때문에 등산내내 대화내용이 새로웠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월에 필리핀에 발을 처음 디뎠다는 BO님은 UP로스바뇨스 캠퍼스 내에 자리잡고 있는 IRRI(국제 미작연구소,  International Rice Research Institute)에서 연구를 하는 분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들의 주식인 쌀을 어떻게 하면 맛있고 많이 생산할 수 있는가를 연구한다고 보면 크게 벗어 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물론 과정이야 지루하고 고통스럽긴 하겠지만서두요.

편도거리 7.8km중에서 제 1캠프장까지는 대충 반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물리적인 거리로 반이지 힘들기로 치면 그런게 아닙니다.   여기까진 옛날 아스팔트 포장이 벗겨져 돌과 자갈이 드러나 걷기가 편한 것은 아니지만 길이 넓고 지프니가 다닐 수 있을 만큼 경사도 그렇게 심하지 않기 때문에 운동삼아 하는 산책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제 1캠프장 300여미터 못미쳐 돌고 돌아 올라가는 길옆엔 대나무로 벤치를 만들어 놓고 등산객들에게 야자(buko)쥬스를 파는 아주머니가 있습니다.  그날은 아주머니가 꾓병을 부렸는지 보이지 않더군요.  그래서 마시고 싶은 10페소짜리 야자쥬스를 잠시 더 참아야 했습니다.

20분정도만 더 오르다 보면 제 1캠프장이 나오니까 거기서 마시는 수밖에 없죠.  거긴 5개의 가게들이 쪽 늘어서서 등산객들은 맞이 하고 있습니다.  부꼬쥬스를 포함해서 허기를 잠재울 수 있는 삶은 계란, 그리고 청량음료에서부터 과자 부스러기까지 간단히 요기를 할 수 있는 것을 팝니다.  대충 요기를 하고 100여미터 더 걸어 가면 우측으로 진흙온천(Mud Spring) 가는 길이 있습니다.  물론 팻말이 붙어 있죠.  700미터 넘는 오솔길을 따라 가면 약간은 신비스러운 그 온천을 구경할 수가 있습니다.  온천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하여튼 여기까지 거리상으론 반을 더 온 셈이지만,  힘들기로 치면 3분지 1일이나 될까요.  그러니까 여기서부터 진짜 등산이다 생각하고 마음자세를 추스려야 합니다.  야자쥬스도 한통 비웠겠다, 길도 아직 험해 보이진 않지만 수풀도 밑에 만큼은 촘촘하지도 않고,  그래도 산길이라는 냄새를 맡으면서 40여분여를 오르면 듬성듬성한 갈대가 이채로운 제2 캠프장에 도착합니다.  20여평 정도의 편편한 터 가장자리에 쉬어 가라고 대나무로 땅위 50여미터 높이로 솟을 침대를 만들어 놨습니다.  여기서 정상공격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쳐야 합니다.  마실 물은 좀 남아 있는지,  그리고 신발은 이상이 없는지와 같은 모든 것을 점검해야죠.  

제 2캠프장에서 정상까지는 2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나 이 2시간은 그냥 2시간이 절대 아닙니다.  Mariang Makiling을 만나러 가는  마지막 시험을 치르는 과정이니까 그렇게 문제가 쉽겠습니까.  여느 산길처럼 오솔길로 이어지는 이길은 지금까지 느꼈던 마킬링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 놓습니다.  거의 80도에 가까운 경사를 2시간(우리는 1시간 40분에 주파함) 가량 오른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Mariang Makiling을 지켜 주는 정예 수비대인 거머리군단의 쉬임없는 공격은 편한 삶에 젓어 있는 도회인들에겐 하나의 고통일 수도 있습니다.  짙은 회색의 실지렁이 만한 거머리들이 머리위 나뭇잎에서, 혹은 발밑 풀잎에서 수시로 덤벼드는  모습에,  일개 미물도 먹고 살기 위해서 이렇게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길 게 하면 안되죠. 왜냐하면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니까요.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자격이 없대잖아요.

화산이라는데 암벽은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진흙으로 된 계단식 길의 항상 미끈미끈한 상태는 등산객들에게 항상 긴장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렇다고 높은 곳에서 산밑 저먼 풍경을 구경할 수 있는 보너스 조차도 별로 주어지지 않고요.  오직 경사진 미끄러운 길과 거머리수비대와의 끝없는 싸움만이 이어집니다.  그러나 비오듯하는 땀을 흘리면서 오르다보면 정상은 나오게 마련.  그러면 저멀리 로스바뇨스읍내와 그 너머로 바다같은 라구나호수를 구경할 수 있을거라는 꿈을 가슴에 품고 오른 결과는 허무 그 자체였습니다.  겨우 구경할 수 있는 곳이라곤 산정상에서 깔람바쪽으로 5미터 정도 내려가면 유일하게 가지가 있는 나무가 있고,  그 가지위에 올라가서 보이는 것이 저 깔람바시 쪽의 풍경입니다.  그나마 마킬링 정상의 트레이드마크인 실루엣 구름이라도 걸치면 그것도 시원찮죠. 정상엔 5평 정도의 편편한 캠프장이 있습니다.  사화산이라는데 분화구는 어디로 갔는지 없습니다. 그저 마킬링 수호여신이 머무는 2봉(peak 2)이 좌우로 거느리고 있는 1봉과 3봉만이 수풀사이로 겨우 보일 정도죠.

아, 여자란 다 그런건가 보다.  Mariang Makiling도 역시 필리핀 여자였구나.  쉬운 듯 하면서도 간단치 않는,  끝없는 Ligaw(구애를 위한 여러 가지 선물공세)로 사랑을 테스트하면서도 끝나고 나면 왜그랬을까 하고 한번쯤은 뒤돌아 보게 하는 여자.  Mariang Makiling, 그대는 정말로 필리핀 여자의 표본이구나.  

 

포토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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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필리핀 고등학생과 찰칵. 필리핀 아그들 포즈가 아주 자연스럽죠.

제 2캠프장에서, 대나무침대가 보이죠.

멀리 라구나호수와 깔람바

imway등산멤버임다. 우측으로부터 BO님, 보민이, 쥔장, 한길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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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거머리답더군요.

이동시 첫째 동작입니다.

두 번째 동작. 주름잡으면서 가는 겁니다.

원시림이란 이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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