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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필리핀 전통문화, 특히 원주민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더하기 위한 글입니다

중부 본똑(Bontoc)에 오는 사람이면 으례히 묻는 질문이 "Ulog을 볼 수 있냐"는 것이다.  방문객이 나중에 볼 수 있는 것은 우측의 사진에서 보이는 초가집이다.  현재 한채만 남아 있는 이 초가집은 Bontoc에서 한때 가장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주인공이다.

원래는 17채의 Ulog이 있었으나 16채는 사라지고 지금 남아 있는 것은 이 한채가 유일하다.  이 한채도 Ulog의 원래 기능은 하지 않고 단지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눈요기감에 불과하다. 본똑 문화 보존구역에서 가옥형태의 점차적인 변형으로 인해 겉모습은 많이 변했지만 Ulog의 사회제도로서의 기능은 예전처럼 활발하진 않지만 아직 남아 있다.  아직 이 옛날 관습을 따르는 여자들이 버려진 듯한 이 초가집이나 과부들의 집을 찾곤 하는데 그 곳에선 보통 2명이나 많아야 8명정도가 함께 잠만 잔다.

그러면 젊은 남자들이  여기에 와서 각자 코로 부는 플룻이나 턱에 괴고 켜는 하프와 같은 악기를 돌려 가면서 연주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음악실력을 과시한곤 한다.  

이 요상한 곳에 대해서 조사해 본 대부분 작가들은 Ulog의 본질은 "결혼연습"을 위한 장소라는 데 뜻을 모으고 있다.  어린애를 갖고 싶어 하는 남녀들은 그들이 결혼해서 애를 낳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실험하고,  그 실험이 성공적일 때만 결혼이 가능하다.  이러한 결혼관습은 다소간 본똑 여성들에 대한 나쁜 평판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이곳을 찾는 많은 외부 남성들은 소문처럼 본똑 여자한테 그런 접대를 받고 싶어 Ulog을 찾았었다.  그러나 그들은 Ulog으로부터 쫏겨 나는 신세밖에 될 수 없었는데,  이유는 아무리 잘 생겼더라도 각자 여자의 몸무게에 버금가는 짐을  여자의 머리에 이고 가파른 본똑의 산을 올라 갔다 내려 와야 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점이 이곳을 방문하고 난뒤 바로 자기책에 적었던 것을 다시 수정하러 가게 만든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그러면 Ulog이란 무엇인가?  수많은 책에서 이 사회제도에 관해 적었고, 많은 사람들이 입으로 이것에 관해서 애기해 왔다.  외형적으로 보면 낮은 돌담으로 둘러싸인 cogon이라는 풀로 지붕을 이은 집으로 여기서 동네의 미혼여성들이 밤에 잠을 자는 곳이다.  이 집안에 있는 가구라곤 ebeg이라는 여자들이 잠을 잘 수 있는 판자와 atag이라는 갈대로 만든 매트리스가 전부다.  이 침상으로 쓰는 판자는 길이가 3~5피트, 지면에서 2피트정도 높이로, 초가집안에 수평으로 쭉 배열되어 있다.

하나의 사회제도로서의 Ulog은 본똑문화지역에 집중되 있지만 머잖아 이 전통문화에 대한 근대문명의 압력으로 사라질 것이다.  특히 본똑지방의 가옥건축의 변화추세로 볼 때는 그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과거에 Ulog이나 이와 유사한 사회제도들이 중부 코르디예라지방에 광범위하게 존재했을 것이라는 예측은 쉽게 할 수 있다. Moss라는 작자가 1924년에 쓴 그의 저서 "나발로이 이야기"(Nabaloi Tales)라는 책에서 "Kabayan(Benguet지방)에 사는 미혼의 젊은 남자들이 한집에서 자면 미혼의 젊은 여자들은 또 다른 집에서 잠을 잤다"라고 기록을 하고 있다.   Eggan이라는 작자도 Lubuagan(Kalinga지방)에서는 여자들이 한집에서 잠을 같이 자고 남자들이 그들을 유혹을 하는 비슷한 제도를 언급했다.  작가 Barton은 그의 저서 "Philippine Pagans: Autobiography of Three Ifugaos"에서 이푸가오족을 "agamang"으로 부르고 있다.  북부 Benguet의 Karao사람들 사이에는 약 30여년전까지도 이 Ulog이라는 사회관습이 존재했다고 적고 있다.  이 Ulog이라는 집을 서부 본똑사람들은 "Ebgan"이라 부르는 반면, 북부 본똑사람들은 "Pañgis"라고 부른다.

필리핀이 아닌 다른 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사회제도가 존재했다는 기록이 전해져 오고 있다.  특히 인도 미얀마 국경지대에 있는 Assam지방의 Nagas에는 Dekhi Chang이라는게 있었는데 바로 필리핀의 Ulog과 비슷한 사회제도였다고 한다.   이 사회제도 역시 서구 근대문명이 Assam지방을 침투하면서 필리핀의 Ulog과 비슷한 운명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Ulog의 사회적인 기능에만 관심이 많지 그것의 분포라든가 외형적인 특징에는 호기심을 느끼지 않는다.   이 제도는 항상 "결혼연습을 위한 집"으로 언급되어 왔지만  이 용어는 1905년 Jenks가 쓴 그의 저서 "본똑 이고롯족, Bontoc Igorot"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어떤 형태의 결혼이 이 Ulog속에서 이루어지지만 만약 남녀가 자식을 만들지 못하면 그결혼은 성립이 되지 않는다고 적고 있다.  결국은 Ulog에서 혼인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Egan씨가 사용한 "짝��추기 연습, trial mating"이라는 용어가 오히려 Jenks씨가 사용한 "결혼연습, trial marriage"이라는 용어보다 오히려 더 정확하게 이 제도를 표현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그가 사용한 본래의 의미에서 보면 이 짝��추기연습이라는 용어는 성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서로가 궁합이 맞는가, 혹은 서로간의 동료의식이 있는가를 미리 알아 보는 것이지 자식을 생산할 수 있는가를 실험하는 성격의 의미는 그렇게 강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요소를 전체적으로 놓고 해석할 때 "짝��추기 연습"이라는 용어의 진짜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많은 작자들처럼 Jenks씨도 "결혼연습"이나 "짝��추기연습"이 Ulog의 주된 기능이었다고 믿었다.  "짝��추기연습"이 실제로 있었고,  이것이 Ulog의 여러 기능중 하나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좀더 깊이 들여다 보면 그런 "짝��추기연습"이 Ulog의 주된 기능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본똑지방의 Ulog의 진짜 기능은 사실 그 지방의 가옥구조 때문이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본똑의 가옥은 가파른 피라미드형의 cogon지붕과 함께 전체적인 겉모양은 박스모양을 하고 있다.  부유한 집(보통 farey라고 불림)의 가옥은 집안의 내벽이 바닥에서 단지 3피트 정도 높이로 벽의 나머지 모든 부분은 개방되어 있다.  añgan이라는 잠자는 공간은 6~8피트로 가옥의 외벽과 거의 비슷한 높이로 쌓아 올려져 있으며 안쪽을 안보이게 하기위해서 조그만 문이 설치되어 있다.  부부가 이 잠자는 공간을 차지하고 산다.

본똑지방의 그래도 산다는 집의 가옥은 4면이 벽으로 둘러 쳐진 집에서 사는데 이 집을 이 지방말로는 kul'ob 혹은 kok'kho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집 역시 내부공간을 서로 구분짓는 벽은 없다.  이런 집은 집안에서 부부의 프라이버시를 완전하게 보장할 수 있는 어떤 공간도 없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6세정도의 젊은 남자아이는 Ato라고 부르는 여러 어린 남자들이 공동으로 잠을 잘 수 있는 기숙사형태의 집이나 동네 어른들이 지내는 집으로 보내진다.  그리고 여자 어린애들은 그들의 할머니나 나이 많은 여자친척들과 함께 잠을 잔다.  그러다 나이가 13살이나 14살이 되면 Ulog이라는 곳으로 보내지는 것이다.  그들이 낮동안은 그들의 부모가 사는 집으로 가서 가사일을 돕고 식사를 같이 하며 나머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근친상간에 대한 금기사항

본똑사람들이 어린아이에게 Ulog이라는 공동기숙사에 잠을 자게하는 이유는 위에서 말한 프라이버시 때문만은 아니다.   이는 본똑지방의 형제자매에 대한 근친상간에 대한 강한 금기사항 때문이다.  이 지방에서 남자어린이와 여자어린이가 한 지붕밑에서 같이 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문제였다.  이러한 근친상간에 대한 터부는 본똑민속에 굉장히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

이러한 점을 좀더 설명한다면, 한 여자가 Ulog에 머물고 있다면 그녀의 오빠와 심지어는 사촌오빠까지도 그  Ulog을 방문할 수가 없다.  만약 오빠가 그 Ulog을 방문하고 싶다면 그의 여동생은 다른데로 옮겨 가야 한다.  이와 같은 부부의 프라이버시와 가족속에서 강한 근친상간에 대한 금기 때문에 본똑사람들은 그들의 어린애들이 부모와 함께 잘 수 없는 풍속을 만들어 냈다.  본똑의 여자들은 자기들이 선택한 Ulog에 들어 갈 수 있지만 자기들의 가까운 친구가 있는 Ulog으로 가는 것이 보통이다.  본똑여자들이 마지막으로 할머니나 먼친척 아줌마들의 집을 떠나 Ulog으로 들어가는 것은 위에서 말한 사회의 무언의 압력 때문이다.   본똑지방에서 결혼적령기에 있는 여자가 Ulog이외의 가옥에서 잠을 자는 것은 적절치 않는 행위로 받아 들여진다.

많은 변호자들이 Ulog을 단지 여자들의 공동기숙사정도로 말하고 있지만 어떤 작자들은 짝��추기 연습을 하는 집으로 언급하기도 한다.  둘다 맞는 말이다.  Ulog은 동네안에서 사회통제를 위한 하나의 사회제도로 역할을 하고 있다.  근친상간에 대한 금기사항은 곧 결혼하지 않는 여자들이 Ulog 이외의 장소에서 구애를 한다거나 사랑을 하는 행위에 대한 강한 터부가 되었다.  만약 Ulog이외의 장소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벌어지면 본똑지방의 여론은 이에 대해서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며,  이를  이 지방 사회규범을 위반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바로 이러한 규범 때문에 본똑의 젊은 여자들은 강간에 대한 두려움없이 혼자서도 산악지방을 돌아 다닐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젊은 여자들이 젊은 남자와 계단식논의 봇물을 보기 위해서 며칠밤을 같이 보내도 사람들은 그들의 일탈행위에 대해서 일체 억측을 하거나 입방아를 ��지 않는다.  이것은 바로 그들의 성에 대한 금기사항에 대한 강한 신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부자리를 같이 쓴다는 것의 의미

본똑여자가 Ulog에서 어떤 젊은 남자와 같은 이부자리를 쓰기로 했다는 결정은 모든 마을 사람들이 알 게 된다.  둘이서 함께 잔뒤에 여자가 임신을 하게되면 남자는 당연히 결혼을 해야 한다.  Ulog이 사라진 여러 지방에서 많은 사생아들이 태어났다는 것은 바로 이런 사회제도가 사라진뒤 이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제도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Ulog에서의 구애는 그날의 일이 끝난 뒤 총각들이 모여 자는 공동 기숙사인 많은 Ato에서 남자들이 Ulog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많은 Ato에서 머물고 있는 총각들은 어느 Ulog으로 갈 것인가는 스스로 정한다.  그들은 코로 부는 플룻이나 턱에 괴고 켜는 하프를 들고 가서 자기가 좋아 하는 여자 옆에 앉아, 농담도 하면서  ayeg'ka라고 불리는 즉흥 사랑가를 부른다.  이러한 시간은 젊은 처녀 총각들에게 그들이 앞으로 살 게 될지도 모를 상대방에 관한 성격과 같은,  서로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런 며칠동안의 밤에 젊은 처녀 총각은  og'fu라는 것을 준비하는데, 이는 Ulog이나 Ato의 어떤 멤버의 가족의 논에서 이루어질 공동작업을 재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랑사업은 Ulog의 만남이 추구하는 가장 큰 주제다.  이러한 공동작업을 통해서 상대방을 좀더 깊게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총각이 마지막으로 결정을 지으면 그의 공동기숙사(Ato)의 동료들이 총각을 대신해 여자의 승낙을 받기위해서 중매인으로 나선다.  총각이 바로 여자한테 결혼하자고 하는 것은 이 지방의 풍습으론 나쁜 행위로 받아 들여지기 때문에 그렇게 해선 안된다.  여자가 결혼을 허락하면 양가의 부모들이 결혼날짜를 잡을 때까지 그녀가 사용하는 이부자리를 남자와 같이 사용하게 된다.  육체적인 성적결합을 하기전에 여러번의 결혼을 위한 선약이 이루어진다.   이 조건은 어린이를 만들지 못할 때는  이혼을 위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본똑 관습범의 한 조항이다.  가끔은 결혼이 2세를 낳지 않고 상당히 오랜기간동안 같이 동거한뒤에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이때는 결국은 자기들이 어린애를 가질 것이라는 전제하에서 결혼을 결정하는 경우다.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어린애를 갖지 못하면서 결혼해서 사는 부부들이 많이 있다.  

본똑지방 사람들이 성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느슨한 자세를 보이긴 하지만 그것을 입에 올릴 때는 상당히 엄격한 예절을 요구한다.  본똑지방에는 섹스에 대한 원주민어는 없다.  단지 "함께 잔다"는 식으로 완곡하게 표현을 한다.  본똑남자들은 섹스에 대한 나쁜 말이나 허사들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들은 섹스에 대한 농담도 좋아 하지 않는다.  본똑지방의 관습법에 간통에 대한 어떤 조항도 없던 옛날에도 간통은 많이 일어 나지 않았다.

본똑사람들은 섹스를 항상 제자리에 뒀기 때문에 오늘날의 서구의 잣대로 그들의 사회제도인 Ulog에 대해서 평가해서는 안된다.  어떤 유명한 교육자가 말하기를 "본똑사회는 여자들이 블라우스를 입기 시작했을 때 분열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통에 대한 부끄러움이 아마도 전통문화의 분열을 촉발시키는 가장 큰 요인일지도 모른다.  아마 본똑 사람들은 그들의 사회통합을 위해서 그들의 전통문화인 Ulog을 계속 유지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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