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사람들의 결혼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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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필리핀 결혼식

지구의 어느 곳 할 것없이 결혼이라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 중대사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들 나름대로의 격식이 있고, 그에 따른 의미가 별다르지 않나 싶군요. 종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필리핀은 인구의 80%이상이 카톨릭 신도이니만큼 카톨릭식의 결혼식만으로도 필리핀의 결혼모습을 감상하는데 별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해서 이에 준해서 필리핀의 결혼식을 한번 들여다 보기로 하겠습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일요일에 결혼식을 많이 올립니다. 좌측의 사진은 아침 정식미사때 여러 쌍들이 한꺼번에 결혼식을 올리는 모습입니다. 일종의 합동결혼식이라고 하면 이해가 쉽게 되겠군요.

합동결혼식의 장점은 역시 돈이 적게 든다는 것이 아닐까 싶군요. 그래서 이렇게 미사시간에 맞춰서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서민이거나 가난한 계층들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겁니다. 물론 가족이나 친지들이 참석은 했겠지만 전부 뒤에서 지켜 보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돈꽤나 있다고 하면 이 합동결혼식이 끝나고 단독무대를 만들어 결혼식을 올립니다. 물론 혼자서 큰 무대를 사용하니까 당연히 돈이 많이 들겠죠.

우측의 사진은 성당 중앙에 신랑 신부를 비롯, 양가의 부모들, 그리고 대부 대모, 그리고 신랑신부의 형제자매들이 입장을 할 붉은 색 카펫이 깔린 중앙통로입니다. 양쪽에는 꽃들로 장식이 되어 있군요. 아마 앞으로 펼쳐질 인생이 항상 이렇게 꽃들로 수놓아진 것처럼 아름다워야 한다는 바램이 스며져 있지 않나 생각해 봤습니다.

그러나 인생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특히 필리핀의 부부들간에는 우리들이 쉽게 터치할 수 없는 갈등이 많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중에 첫째를 꼽으라면 역시 남자들의 바람기가 아닐까요.

물론 성실한 남편으로서, 자상한 아빠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남자도 많지만 일반적으로 보면 그렇다는 애깁니다.

입장하기전의 양가 가족들의 표정이 전부 대단히 밝군요. 혼례라는 것은 모두에게 좋은 일이죠. 이들 신랑신부들도 우여곡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다들 그것을 잊고 즐거워 하는군요. 부모 형제 조카들입니다.

남자들이 입고 있는 옷이 필리핀의 정장인 바롱 따갈로그입니다. 보통 바롱이라고 부릅니다. 속이 훤하게 들여다 보이는 것이 보기에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처음 참석하는 결혼식이라 무슨 옷을 입을지 몰라 양복을 입고 갔더만, 하여튼 그날 완전히 필리핀 사람들에게 눈요기감이 되었죠. 일반 손님들은 그냥 평상복으로 참가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아무쪼록 나중에 결혼식에 갈일 있으면 참고하세요.

제 1번 선도차입니다. 보무도 당당히 걸어 가는 이 남자는 신랑의 형입니다. 형아가 아니고요. 이상하게 생각되는 점도 없잖아 있었지만 그 이유는 물어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 길을 먼저 닦는다고 맨 먼저 입장하는 것이 아닐까하고 막연히 추측만 할 뿐입니다.

근데요 이 형이 아직 총각입니다. 동생이 추월을 한건데, 그렇다고 속도를 많이 낸 것도 아닙니다. 필리핀에는 그런 건 별로 구애를 받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여튼 너무 깊이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 보고 휠링이 오는대로 느끼면 됩니다. 남의 나라 문화나 풍습이 왜 그러냐, 이상하다는 둥 하고 설을 달면 머리만 아파집니다. 아셨죠?

형의 선도차를 뒤따라 곧바로 신랑이 부모님을 양쪽으로 손을 잡고 입장을 합니다. 다들 엄청 흐뭇한 모습이군요. 그 웃음의 내면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아픈 이가 하나 빠진 느낌이 아닐까도 생각해 봤습니다. 이 부분도 너무 깊이 있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웃음이 아름다우면 아름답게만 봐주면 됩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 것은 신랑의 아버지 되시는 분이 엷을 갈색을 띠는 선글라스를 꼈네요. 더운 필리핀이니까 선글라스는 필수품으로 봐줄 수도 있지만 우리 눈에 완존히 익숙한 것은 아닙니다.

어쨌든 결혼 행진곡? 아차 제가 무슨 음악이 나왔는지 영 기억이 안 나네요. 죄송합니다. 나중에 다시 기회가 오면 꼭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중앙에 오늘의 주인공인 신랑신부가 자리를 하고 양쪽에 부모님들이 서 계시는데 뭔가 우리 한곤 다른 것 같네요. 아버지는 아버지끼리 어머니는 어머니끼리 뭉쳤군요.

얼마나 걸렸는지는 모르지만 조금은 지루하리만큼 긴 시간이 흘렀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시간이니까 간단할 수야 없겠지만 형식을 중요시 하는 카톨릭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사진 찍느라고 내용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못했습니다만, 다 하나님의 품안에서 행복하게 살라는 내용의 의식이 있었지 않았겠나 하는 추측만 해 봅니다.

신랑신부의 어머님 뒤로 4사람의 아줌마들이 도열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사진에는 한 아줌마가 빠졌네요. 시장에 간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어쨌든 행방불명입니다.

뒤에 서있는 이 아줌마들을 필리핀에서는 "꼬마레"라고 합니다. 우리말로 하면 대모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영어로 하면 god mother가 되겠고요. 이 사회제도는 필리핀 사회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필수과목정도 되는 겁니다. 필리핀에서 살려면 이 제도를 좀 깊이 있게 공부를 해야 되는데 저도 아직은 잘 모르겠고 앞으로도 언제쯤 알 게 될지 예측이 안되는군요.

시간이 나면 공부를 해서 한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아줌마가 서있는 다른 한쪽엔 아저씨 4분이 서 있습니다. 물론 신랑신부의 아버지 뒤에 서 있네요. 이들은 필리핀 말로 "꽁빠드레"라고 합니다. 우리말론 대부가 되것고 영어론 god father가 됩니다. 옛날 말론 부란도가 주연한 영화 대부의 그것과 똑같습니다.

이 제도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제가 아는 범위내에서 설을 풀어야 되겠습니다.

필리핀에서 대부 대모를 지정하는 의식에는 2개가 있습니다. 어린애가 나오자마자얼마되지 않아 성당에서 영세를 받습니다. 이 때 대부와 대모를 지정을 하고 그리고 결혼을 할 때 또 그렇게 하죠.

그런데 이 두 번의 대부 대모의 성격에는

조금의 차이가 있습니다. 영세때 하는 대부 대모는 그야말로 부모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만약 실제 부모가 미리 이 세상을 떠났다고 가정을 하면 그 실제 부모를 대신해서 부모 노릇을 수행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법적인 책임은 없겠지만 사회적인 책임은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결혼식때 지정하는 대부 대모는 그런 경제적인 도움보다는 세상을 살아 나가는데 필요한 충고와 같은 정신적인 지주로서의 역할이 강조되는 제도라고 합니다.

하여튼 이 제도는 혈연적인 끈만큼이나 끈끈한 것이 필리핀의 현실입니다.

새로운 인간관계가 설정되는 만큼 힘께나 쓰는 사람을 대부 대모로 모실려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위의 사진에는 메트로 마닐라의 어느 시장 사모님과 부시장이 대모와 대부로 참석했습니다. 좌측 사진에 대부로서의 서명을 하고 있군요. 무릅을 꿇고 엄숙한 자세로 서명을 하고 있군요.

그리고 이 대부대모는 인생의 지주로서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고 이 결혼식에 참석할 때는 축의금도 만만찮게 내야 하더군요. 우리 돈으로 몇백만원을 내더라구요. 특히 정치인들이 대부대모로 나서는데 만약 나중에 대자들은 자기의 대부를 위해서 위험한 일도 서슴치 않고 합니다. 특히 선거때는 정말 가관이죠.

이상 빈자리가 없어서 이 애기는 여기서 끝내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