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배암 이야기

필리핀 사회[생활정보-건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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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뱀이야기

뱀하면 생각나는 단어가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정력"이다. 그만큼 남자들의 주된 관심은 항상 정력이라는 화두에 집착해 왔고 그 중심에 뱀은 빼놓을 수 없는 소재로서 자리를 잡았다. 한두 사람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이 뱀을 정력에 좋은 식품으로 언급한데는 그만큼 이유가 있는 법이다. 그것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우리와 가까운 중국인들에게도 똑같이 뱀은 그렇게 인식되어 왔다. 그래서 성서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가 뱀에 속아서 선악과(사과)를 먹었다는 것을 빗대 한 말이 바로 "아담과 이브가 중국인이었다면 아마 사과를 먹지 않고 뱀을 먹었을 것"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뱀쓸개술
	필리핀에서도 중국인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는 확실치 않지만 뱀을 식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필리핀사람들은 뱀고기를 요리해서 안주로 먹는다거나 뱀쓸개를 사용해서 술을 담궈 먹는등 그 예는 많다. 물론 북부 루손의 코르디예라지역에서는 뱀이 사람의 액운을 막아 준다고 믿는다거나 약으로 사용되는 예도 있다. 바귀오시의 Session로에 가면 약초장수들이 뱀의 등뼈를 팔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이 뱀의 등뼈는 암을 예방하거나 벼락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해준다고 믿느다나. 또 뱀의 쓸개는 기관지 천식을 치료하는 약으로 팔리고 있다. 이들이 뱀의 등뼈를 이용해서 이것을 머리띠로 두르거나 혁대로 사용하는 것은 바로 뱀과 벼락의 靈이 친족간이라고 믿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벼락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해줄 수 있다니 과연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기로 하고. 이 뱀의 척추뼈는 아브라주나 아빠야오주, 그리고 마운틴 프라빈스주에서 나오는데 한 개에 200페소 안팎으로 팔리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뱀의 쓸개를 말린 것은 50페소 내외에서 팔리고 있는데 이 말린 뱀쓸개는 갈아서 그 가루를 차나 물에 타서 마시면 천식환자들의 숨쉬는 것을 도와 준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뱀의 말린 가죽은
뱀의 등뼈로 만든 머리띠를 두른 이고롯족 여인
약으로서의 효능은 밝혀진 것이 없고 단지 이것은 혁대나 지갑 또는 신발 만드는 재료로 사용된다고 한다. 옛날의 필리핀 역사책에도 뱀은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또한 꼬르디예라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남자들의 정력을 위해서 뱀을 이용했으며 이 지역의 심령치료사들도 뱀쓸개술의 힘을 믿느다. 그들은 이 뱀쓸개술을 비아그라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술을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은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그리고 매일 아침 뱀쓸개술을 규칙적으로 마시면 몸안의 나쁜 물질을 걸러 준다고 한다. 그것은 이 술을 마시고 난뒤 소변을 보면 소변의 색깔이 굉장히 탁해진다고 한다. 이 탁한 소변은 바로 몸안의 불순물이 몸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만약 멕시코의 떼낄라 술에는 조그만 벌레를 넣어 술을 담근다면, 뱀쓸개술은 바로 뱀을 비틀어 머리를 병주둥이 입구에 오게 해서 만든다. 그래서 병째로 술을 마신다면 그것은 바로 뱀과 키스를 하는 거나 다름없다. 뱀고기 안주와 뱀탕 북부 루손지역의 사람들과는 달리 북부 민다나오섬에 있는 수리가오주나 미사미스주에서는 뱀술을 마시지 않고 그들은 뱀고기를 술안주로 사용한다. 주로 Sawa(한국의 구렁이 종류)라는 방울뱀종류를 식용으로 사용하는데 Surigao del Sur주의 Marihatag이나 Misamis Oriental주의 Lagonglong에서는 술을 마실 때 이 지방말로 "kilawin"(채소와 함께 식초를 넣어서 요리한 것)이라는 요리를 만들어 먹는다. 이 지방사람들은 구렁이를 껍질을 벗기고 피를 뺀다음 생선을 먹을 때처럼 식초에 넣어 먹는다고 한다. 특히 이 두지방에서는 뱀요리 외에도 Abatud나 daling-daling이라는 별 희한한 요리가 있느데 abatud라는 요리는 썩은 야자나무의 줄기에서 자라는 뿔이 달린 풍뎅이의 애벌레를 요리한 것이고, daling-daling이라는 것은 흰색 날개가 달린 개미를 요리한 것이다. 오늘날 필리핀사람들이 뱀을 식용으로 한다는 사실은 생태계을 위해서는 분명 위협적인 요소이지만, 어쨌던 코브라요리나 뱀쓸개술은 남자들의 발기부전을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은 사라지지 않으리라 믿어진다. 그리고 한국의 뱀탕과는 다르지만 혹시 바귀오에 가면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뱀탕집에 한번 가보시도록. Luisa Cafe의 왕서방이 이 뱀탕을 한다고 한다. 뱀탕의 맛이 어떠냐고요? "꼭 닭고기 맛이죠" 북부 루손외에 코브라는 없는가? Sawa외에 코브라는 사실 딸락주에서 많이 난다. 딸락주는 아시다시피 전필리핀 대통령 코라손 아퀴노의 고향이다. 그녀의 친정집은 물론이고 그이 시집인 아퀴노집안도 이 지방의 토착지주로 대규모의 사탕수수플랜테이션 농장을 소유하고 있다. 이 사탕수수농장은 들쥐들의 좋은 서식처다. 그리고 이들 들쥐를 잡아 먹고 사는 게 코브라가 아닌가. 이와같은 먹이사슬로 해서 이 지방은 코브라가 무척 많이 난다. 현지에 가면 코브라는 무게를 달아서 판다. 아마 1킬로그램에 비싸야 200페소. 그러나 마닐라나 팍상한 가는 길목에서 한국관광객들에게는 아마 100달러는 족히 팔릴거다. 대충잡아 20배 장사는 되는 셈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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