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생활에서 물의 중요성

필리핀 사회[생활정보-건강생활]

>> 사회 >> 건강생활

사회일반
생활정보
가정의례
사회범죄
건강생활
생활법률
사회통계
종교.사상
자연환경

물은 건강의 전부입니다.

"당신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으면 무슨 대답을 하시겠습니까. 제 나름대로의 정답을 찾는다면 "저는 물통입니다."라는 대답을 할 것 같습니다. 이는 우리 인간의 몸이 바로 물로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몸의 3분지 2가 물이면 우리는 물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죠? 그러니까 우리몸에서 물을 짜내 버리면 우리는 별볼일없는 존재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우리 인간들이 노는 것을 보면 꼭 물같이 논다고 생각될 때가 많습니다.

제가 물이야기를 초장부터 길 게 하는 것은 물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신이 우리 인간을 창조했던, 아니면 진화해서 지금의 우리 인간이 만들어졌던 간에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의 육체가 물이나 다름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마닐라의 한 물통이 이곳 마닐라에서 얼마나 물이 중요한지에 대해서 한 말씀 지껄일라고 합니다. 다른 물통들 모두들 이의없죠?

오늘이 4월의 시작이니까 이제 마닐라도 본격적인 한여름으로 접어 드는 것 같군요. 지난 겨울 낙엽으로 누드자랑을 했던 부엔디아의 나목들도 진한 녹색으로 새단장을 한지도 벌써 한달쯤 됐다는 애깁니다. 바로 문밖에 나서면 화창한 불볕날씨가 나를 웃으면서 맞이합니다. 마음 한구석으론 선글라스를 살까 생각을 하는 순간 벌써 내몸의 어느 땀구멍으로 물이 흘러 나오는 느낌을 받습니다. 날씨가 덥다는 것을 벌써 내몸이 알아 차린겁니다. 물론 가끔은 이놈의 물통이 지레반응을 한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지만 주인장 격인 위에 있는 머리가 이해를 해야 되지 않겄습니까.

누가 그러더만요. 필리핀에서 1년 정도 살면 온몸의 땀구멍이 다 열린다구요. 오래 사신분들이 그렇게 애기하면 그런 줄 알아야지 어쩌겠습니까. 그래서 그런지 삐노이들은 오줌을 자주 누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생식기로 보내지 않고 땀구멍으로 폐수처리를 다해서 그런가 한때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더랬습니다. 어쨌든 필리핀 건물에 들어 가면 화장실이 그렇게 많질 않습니다. 그 크다는 SM메가몰에도 한층에 화장실이 한군데밖에 없을겁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앞의 가설은 진리라고 봐도 무방할겁니다.

옛날 고등학교 생물시간에 공부한 것을 대충 더듬어 보면 땀은 폐수를 처리하고 몸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준다는 기능을 한다고 공부한 것 같습니다. 몸에 나쁜 것을 땀구멍을 통해서 밖으로 내보낸다는 애기것죠. 그리고 역시 불을 끄는데는 물이 최고니까 몸의 체온이 올라가면 끄집어 내리는 기능을 물이 한다는 말은 참말일겁니다. 자동차 타고 다니시는 분들, 엔진이 뜨거워지면 그걸 식히는 것은 물이죠. 물론 구식 폭스바겐차는 공기로 식힌다고 하긴 합디다만, 그렇다고 앞의 애기가 거짓말이 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물이 담당하는 폐수처리기능이 제 역할을 다 못하면 우리의 몸은 한마디로 피곤해집니다. 그러면 이 더운 마닐라에서 감기몸살을 앓기도 하죠. 이 진리를 모르고 살던 예전에는 정말 몸살을 많이 앓았습니다. 한 1주일동안 온몸의 땀구멍을 다 열어 놓고 폐수처리를 수 없이 한 기억이 나는데, 지금 생각해도 나의 삶이 우매함으로 가득 찾던 시절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렇질 않죠. 왜냐구요?

한때 몸살로 초죽음이 되어 있는데 필리핀 새악시가 전화를 했습니다. 남의 나라에서 몸살이 나서 앓아 누웠으면 조금은 서러운 감정이 들 수가 있습니다. 그만 제가 마음이 약해져셔 다 죽어 가는 목소리로 엄청 아프다고 그랬습니다. 사실 많이 아프기도 했지만 마음 한켠에는 혹시 그러면 약이라도 사들고 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로 그랬던거죠. 그러나 그말에 곧따라 나온 대답은 삶에 대한 나의 의지를 더 불타게 만들었습니다. 그 대답이 굉장히 궁금하시죠.

이 더운 4월과 5월, 한국같으면 봄놀이 간다고 야단 법석을 떨 시절이죠. 그러나 필리핀은 하루 최고기온이 36도를 넘나듭니다. 온도계로 재고 자시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문밖을 나서면 내 몸이 바로 온도계가 되거든요. 이 더운 5복 더위에 지프니타고 한번 다녀 보세요. 그럼 땀구멍으로 나온 폐수로 우리 피부는 바로 옛날 난지도와 비슷한 신세가 됩니다. 그럼 열려 있어야 할 땀구멍은 어느새 다 막혀 버립니다. 날씨는 덥죠, 게다가 사노라면 열받을 일이 한두가지입니까. 속에서는 열이 팍팍 나는데 처리기능은 형편없이 떨어져 있죠. 오직 남아 있는 최후의 전선, 두 개의 콧구멍으론 감당이 불감당입니다. 그러면 콧구멍이라고 가만히 있겠습니까. 지랄한다는 것이 재채기입니다. 18세짜리 아가씨 앞에서 재채기를 냅다 해보세요. 그럼 그 언니 빙그레 웃으면서 한마디 던집니다. 그 말이 뭔지 모르죠?

첫 번째 문제의 해답은 "drink water so much." 두 번째 문제의 해답은 "you didn't take shower?"입니다. 물을 엄청 많이 마시라는 애기와 샤워 좀 하고 다니라는 애기였습니다. 제가 물에 물탄 것 같은 첫 번째 대답을 듣고는 삶에 대한 욕망을 불태웠다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요즘은 물만 마십니다. 저녁엔 산미겔, 아침부터 저녁까진 냉수. 그러니까 내 삶의 24시는 물빼곤 상상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아침 저녁으로 예쁜 아가씨 한테 이상한 질문을 받지 않기 위해서 부지런히 몸을 빱니다. 부지런함의 한계를 시험 받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여러분들도 이젠 imWay의 쥔장처럼 부지런히 마시고 닦고 빨고 하세요. 손해 볼 것 하나도 없습니다. 물값이 없다고요? 야, 이 찌그러진 물통아, 그럼 필리핀을 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