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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가끔 문제가 되고
있는 병의원의 과잉진료행위는 필리핀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외국인들에겐 오히려 지나칠 정도라고 하는 편이 훨씬 나을지도
모른다. 아마 한번쯤 병원을 찾아 본 사람은 이말에 다들
공감하리라 믿는다. 특히 언어소통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그 공감의 도가 더할 것이고.
우선 과잉진료의 예를 통해서
필리핀의 과잉진료(외국인에게 대한)가 얼마나 심한가를 들여다
보자. 한때 한국의 코메디계에 "홀쭉이와 뚱뚱이"로
이름을 날렸던 뚱뚱이 아저씨, 지금은 하늘나라로 간 이 아저씨가
90년초에 필리핀에 여행을 왔었습니다. 하루는 그런대로 관광을
마친 이 분이 갑자기 몸이 안 좋다고 병원으로 같습니다. 그리고
1박2일짜리 병원여행을 한거죠. 왜 여행이었나 하면 사실
큰 병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수술을 한 것도 아니었고요.
연세도 있는데다가 몸도 비만체질이라 건강에 신경을 좀 쓰긴
써야 할 분이었죠. 그분이 휠체어를 타고 호텔로비에서 하신
말씀이 역시 코메디안다웠습니다.
"아, 짜씩들이 코메디안
앞에서 코메디를 하고 있어"하면서 그 특유의 웃음을 짓더군여.
그분이 보기엔 병원이 코메디를 했다고 느꼈나봐요. 한마디로
웃기지도 않았다는거죠. 원래 통이 커서 그런가는 몰라도
돈 11만페소를 아무렇지 않게 말했습니다. 하루반 동안의
진료비가 11만페소가 넘게 나온 겁니다. 당시의 환율로 계산하면
400만원에 가까운 거금이었죠. 400만원이라. 껌값이라구요?
그럼 껌값이라 칩시다.
올해 4월인걸로 기억하는데 아쌈모쌈하네요.
한국에서 필리핀에 있는 손자집에 놀러 오신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연세가 있으니 거동하기가 당연히 불편하겠죠. 나이드신 분이 넘어지기도
하고 그러면 어느 한군데 부러지는 일은 더러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이 할머니도 여느 할머니처럼 넘어졌는데, 불행히도
머리를 조금 다쳤나봐요. 손자생각에 할머니가 먼 남쪽나라까정
와서 다쳤으니 분명 큰 사건이었죠. 할머니에 대한 효심으로
똘똘 뭉친 이 손자는 할머니를 모시고 총알같이 병원으로 갔었나봐요.
그것도 케손에 있는 St. Luke(세인트 륙)병원으로요. 이
병원은 케손에서 제일 크고 실력도 알아 주는 병원입니다.
그런데 불행의 시작은 바로 이
병원으로 가면서부터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애들 같으면 빨간
물약 확 뿌려 버리고 밥이나 많이 먹으면 낳는다고 했을 머리의
조그만 상처를 가지고 병원에 갔는데, 거기서 듣기도 무사시한
뇌수술을 한거 있죠. 멀쩡한 정신으로 가서 식물인간이 되어
나온 겁니다. 인간이 동물이어야 되는데 식물이 되었다는거죠.
나참, 병원이 동물을 식물로 만드는 공장입니까?
짜증나서 더 이상 안쓸랍니다.
다음은 다들 풍부한 상상력에 맡기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뒤에 "사" 자 붙은 사람 별로 안 좋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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