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사얍 - 과거로부터의 망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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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 사얍과 필리핀 정치의 한 단면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Michael L. Tan씨의 칼럼입니다.

아부 사얍 : 과거로부터의 망령
                                                                                                                                        Michael L. Tan

         많은 텔레비젼이나 라디오 방송인들이 아부 사얍을 회교반군으로 부르기 보다는 강도로 언급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아부사얍은 회교집단도 아니고, 정치적 동기를 가진 집단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부사얍을 강도로만 부르는 것은 너무 단순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아부사얍은 우리의 주위를 맴돌고 있는 과거라는 망령의 표본이다. 나는 여기서 식민 전시대의 지배체제에 대해서 언급한다. 어떻게 그런 제도가 작동하는가를 이해하는 것은 아부 사얍같은 집단을 다루는데 있어서 도움을 줄 것이며,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우리들 자신을 하나의 국민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남아 있는 이같은 옛날의 지배권의 모습은 인질극을 벌이는 것보다 훨씬 더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나의 통찰력의 많은 부분은 내가 읽은 Laura Lee Junker씨가 쓴 "Raiding, Trading, and Feasting: The Political Economy of Philippine Chiefdoms"(침략, 타협, 그리고 축제: 필리핀에서의 지배권의 정치경제)이다. 이 책은 작년에 아테네오 데 마닐라대학의 출판부가 발행했다. 문화인류학자인 Junker씨는 우리의 식민 전시대의 정치제도를 재구성하기 위해서 역사서적, 고고학 리포트 그리고 인종학으로부터 광범위하게 접근을 하고 있다.
         Junker씨는 필리핀의 지배권을 "분할"로 묘사한 다른 학자들과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여기서 분할이라는 의미는 지배권이 느슨하고 항상 변하는 동맹관계라는 것이다.   스페인사람들이 필리핀에 도착했을 때 마닐라의 똔도에서부터 민다나오의 술탄에 이르기까지 이미 많은 지배권이 존재했다. 마젤란은 중부 비사야지역에서 시부를 장악하고 있었던 다투(datu) Humabon과 연합하기로 결정하고, 대부분의 막탄지역을 영토로 갖고 있었던 라푸라푸와는 잘 지내지 못했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라푸라푸와의 싸움에서 죽은 마젤란에게는 치명적인 것임이 입증되었다.
         지배자는 끝없는 동맹관계구축을 위한 활동을 통해서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카리스마를 통해서 충성심을 이끌어 냈었다. 동맹관계구축을 위한 활동은 혼인, 선물교환, 그리고 Junker씨의 책제목이 암시하듯이 침략과 타협, 축제와 같은 모든 것을 포함한다. 침략은 특히 중요하다.   침략은 영토를 확장하고 노획물을 얻고 노예나 아내를 포획하는데 쓰이곤 했었다.   침략에서의 승리는 축제의 장이었으며, 축제중에 지도자는 그들의 무용을 자랑하고, 그들의 권위를 합법화시켰다.   남쪽에서 Raja(라하) laut (바다의 추장)이라 불리는 전쟁터의 전사들은 영웅담이나 전설 또는 노래속에서 칭송되어졌다.
         아부 사얍의 멤버들도 바로 이들 바다 추장들의 후예들이며, 그들의 침략은 식민 전시대의 추장의 군사적인 침략과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작년의 그들의 성공에 취한 나머지 아부사얍은 침략으로 더많은 몸값을 바라게 만들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아부사얍의 멤버들이 전사나 지도자로서 그들 멤버의 용기를 증명하기 위해서 침략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백인을 납치하고 그들의 아지트에서 멀리 떨어진 팔라완의 리조트를 공격하는 것은 이들이 힘을 과시하기 위한 커다란 쇼의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내가 강조하지만 이들 공격은 회교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   실제로 이슬람은 수백년전에 초창기(추장)의 지배권을 많이 약화시켜 왔다.   전시에서 조차도 이슬람은 어린이나 노약자들을 분명히 건드리지 않는다.   이슬람은 이런 군사적인 기질을 타협하는 정신으로 이끌면서 전사들을 길들였다.(이런 조직들은 아직도 필리핀의 무슬림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터에 가면 볼 수 있다.) 불행하게도 아부사얍의 멤버들은 다시 개조되지 않은 전사들의 표상이기도 하다.   이들은 아직도 공격과 역공격이 만들어 내는 부족적인 차원에서의 전쟁에 집착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통령은 그녀가 "한발의 총알"이라는 말로 아부 사얍을 위협했을 때는 매우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이들 강도들에 대해서 단호한 자세를 보여 주긴 해야 하겠지만, 그런 대통령의 위협은 예상외의 결과를 낳고 나아가서 아부사얍을 부추키어 더 잔악한 부족적인 학대의 모습을 보이게 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정부가 아부사얍을 전멸시킬 수 있을까? 가까운 장래에는 불가능하다. 아부 사얍같은 자들은 국민들로부터지지를 받기 때문에 살아 남는다. 당신은, 많은 시간을 동맹을 구축하는데 소비한 수많은 전쟁터의 장수에 의해 통치되어온, 아직 깨지기 쉽고 분열되기 쉬운 지배권의 덩어리인 필리핀사회를 생각해 볼 때 이런 것들을 이상하게 보지 말아야 한다. 필리핀의 사회적 체제는 독재와 잔인함이 바람직한 자질로 치부되어온 원시적인 제도의 그것에 다름아니다. 우리는 아부사얍을 증거로 볼 필요는 없다: Miriam Defensor Santiago(지난 총선에서 상원의원에 재출마했다가 낙선한 여자)는 상원에 재출마해 900만 이상의 표를 얻었다. 그것은 당선되기엔 충분치 않지만, 투표자 3명중 1명이 찍었다는 그 숫자는 아직 당신이 친구나 친척, 그리고 이웃을 의심하게 만들 것이다.
         식민 전시대의 지배권은 일련의 확장과 위축의 과정을 헤쳐 왔지만 실제로 커다란 제도로는 크지 못했다. 식민지 전시대건 오늘날이건 간에 이들 지배권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이들 지배권이 너무 비싼 대가를 치루어야 하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혜택이 주로 장수에게로 가기 때문에 그들이 엄청난 자원을 소모했지만 아직 백성들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생산해내지 못했다는데 문제점이 있다. 반대로 전쟁터의 장군들은 더 이상 침략할 마을이 없어졌고, 대신 그들은 공공재정에 주의를 집중하게 된다.   유한한 자원에 직면해서 그들은 각각 자신의 봉토를 갖거나 대중의 돈을 잘라 먹을 수 있도록 지방이나 도시를 계속 분할해야 한다.
          우리의 정치가 이슈보다는 인물, 국가보다는 장수에 대한 충성심 위에서 이루어지는 한, 우리는 부족간의 싸움이나 특권으로서의 정치속에서 언제까지 헤맬 것이다.   아부사얍과 우리 정치인들, 식민 전시대의 지배권과 오늘날의 정치사이의 다른 점이라고는 불행하게도 단지 정도의 문제라는 것이다.

barkey5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