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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은 KBS월드넷이라는 사이트에 필리핀
전문가가 칼럼이라는 미명하에 창작한 글의 일부분입니다. 참고로
윗글 앞에 전문가님이 스스로 고속도로라고 착각한, 마치
대관령 고갯길을 찍은 듯한 사진 한 장이 있습니다.
윗글의 앞부분은 뭐라고 할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뒷부분을 보면 마치 필리핀 사람들을 우습게 보는
듯한 뉘앙스가 강하게 풍기는군요. 뭐랄까, 못사는 나라 국민들에
대한 일종의 멸시를 동반한 자기도취라고나 할까요. 필리핀
사람들은 산에 있는 외길을 고속도로라고 말한다고 했는데,
어떤 필리핀 사람이 그걸 고속도로라고 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군요. 아직 제가 필리핀 사람이 한국말의 고속도로라는 단어를
쓰는 경우를 본적이 없습니다. 한국말, 필리핀에서 그렇게
유명하지 않습네다. 겨우 씹팔이라는 단어정도가 가끔 쓰이긴
하지만요.
혹시 그 필리핀 사람이라는 것이 시골 주막에서
만난 언니들을 의미하는 것인가요? 저는 그러리라곤 절대
생각치 않습니다. 왜냐면 그 유명한 사이트에 필리핀 전문가라고
삼고초려를 해서 모셔 놓은 분이 설마 그런 주막에 들르겠습니까.
사진에 나오는 것과 같은 도로는 필리핀에서
보통 highway라고 합니다. 가장 긴 하이웨이가 북쪽 일로꼬스
노르떼지방의 행정중심인 Laoag에서 남쪽 민다나오의 잠보앙가시까지
이어지는 필리핀의 대동맥 Maharlika Highway입니다. 필리핀의 1번국도쯤
된다고 하면 크게 빗나가지는 않을 듯 싶습니다. 얼마전 한국사람들이
총격전으로 사망한 까비떼의 고속도로라는 길도 영어로 Aguinaldo
Highway입니다. 낮 두꺼운 한국신문엔 버젓이 고속도로라고
번역을 해놨더군요. 한국분들이 한잔하러 많이 들르는 앙겔레스(앙헬레스로도
발음함. 따갈로그 문법상 둘다 가능함)로 지나가는 국도명은 맥아더
하이웨이라고 합니다.
국도를 하이웨이라고 했으니까 필리핀 사람들이
잘못 말한게 절대 아닙니다. 순도 100%의 지극히 정상적인 표현들이죠.
그런데 정작 머저리같은 생각을 한 것은 우리 한국사람들입니다.(간다님,
이 표현에 한번만 그냥 지나가 주세요) 영어로 highway라고
적힌 것을 고속도로로 바꾼 것이죠. 영어사전을 국어사전화
시킨 것입니다. 그 빛나는 국어사전을 들고 세계만방에 자랑하러
나서는 꼴을 여러분 한번 상상해 보세요. 즐겁죠?
그럼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요. 바로
삐까뻔쩍하게 닦아 놓은 신공항 하이웨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필리핀에 발을 내딛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 거쳐와야
하는 그 신공항 하이웨이를 지나 가면서 하이웨이를 고속도로라고
한다고 자신만만하게 외워 두는거죠. 그게 수능시험에 나오면
숨도 쉬지 않고 단번에 답을 써야지 하는 야무진 다짐과 함께. 그러나
영어라고 한다면 신공항 하이웨이는 잘못 쓴겁니다. 그 도로의
규모를 볼 때는 하이웨이보다는 익스프레스웨이가 더 어울리질 않을까요?
영어에 자신이 없으면 신공항 대도라고 적든가. 물론 그건 고유명사라고
우기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저는 똑똑하신 imway독자(간다님은
빼고)님들은 그렇지 않으리라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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