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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 법정

 

 

 

상식만이 안전을 보장한다.

미지의 세계에서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히서는 가급적 현지의 관습이나 법적체계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획득하는 것이 최고의방책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처음 필리핀에 온 사람들에겐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판단을 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일 수가 있다.  그러면 초행길의 필리핀 방문객들에겐 또 다른 판단 기준이 필요한데 그것은 다름아닌 세상 어디에다 들이대도 통할 수 있는 보편적인 잣대일 것이다.  이런 보편적인 잣대라는 것은 바로 상식을 전제로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상식을 전제로 한  행동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예를 들면서 한번 들여다 보기로 하자.  언제인가 한국의 조그마한 회사에서 필리핀에 사업을 확장한다고 왔다.  광화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샐러리맨 복장을 하고 몸 움직임 하나로 바로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의 그 사람들은 로하스 불리바드의 2류급 호텔에 여장을 푼 다음 내일부터 그들의 발이 되어 줄 차량을 엄청 싸게 렌트했다는데 그게 정말로 싼 단돈 1천페소였다(운전사 포함해서 우리돈으로 2만 5천원 정도).  차가 엄청 후진 차인데 길거리에서 어떻게 어떻게 얻게 되었다고 했다. 그것도 에르미따에서.

그럼 여기서 하나 하나 짚어 보기로 하자.  에르미따 하면 우리가 보통 Tourist Belt라고 하는 곳이다.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이 밀집해 있어 거의 대분분의 그곳 사람들은 관광객들을 상대로 해서 먹고 산다.  나쁜 말로 해서 관광객들은 그들의 밥이라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Calesa(말이 끄는 마차) 운전사하며 사격장에서 당하는 한국사람들이 끊임없이 재생산 되는 바로 그곳이다.  

그런 곳에서 방금 온 외국인이 쉽게 저렴한 차량을 얻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리고 운전사가 1000페소 받아서 그 차량을 유지 보수를 하면서 운행을 하고 자기 가족 호구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겉모습 구석구석이 돈 냄새가 나는데 당신 같으면 그 돈냄새를 외면할 자신이 있느가?  그리고  구두계약을 했는데 그것을 뒤집으면 당신은 무슨 대책을 갖고 있는가?

한마디로 모두가 불가능하다.  처음 온 외국인에게 자선사업을 할 사람들이 있는 곳이 관광벨트가 아니다. 돈 천페소를 받아서는 그 똥차 수리비도 나오지 않는다.  돈냄새에 환장해서 결국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돈을 벌고자 하는 그들도 결국은 범죄집단의 사고체계와 별반 다를 게 없다.  필리핀에서 구두계약은 계약이 아니다.  그 계약을 뒤집었다고 해서 경찰에 가면 어떤 결과가 당신을 기다릴까.  경찰은 운전사가 요구하는 2천페소를 주라고 할 것이다.  그것이 필리핀에서 합당한 가격이니까.  이 수준도 그 운전사가 대체로 순진한 운전사일 때 만 그렇다. 천당행 티켓을 끊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인줄 알아야지.  그러면 그 차량 운전사가 뽀얀 당신의 피부에 연정을 느꼈기 때문에 그렇게 싼 돈으로 차량을 렌트해준다고 했을까. 착각은 자유. 문제는 마지막 한자까지 읽어 봐야 한다지 않는가.

얼마전 민도로에서 조그만 쪽배를 타고 거센 풍랑을 애인삼아 바탕가스-민도로 항로를 데이트했다는데, 정말 대단한 한민족이다.  하느님인지 하나님인지 아니면 그 둘다 자기편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을까, 아니면 민도로에서의 하룻밤 숙박비가 아까워서 그랬을까, 아니면 책속에서 읽어본 천국이 그리웠을까.  바다가 물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물같이 봤나 본데, 물이 무서운 것은 겪어본 사람만이 아는 것.  불같이 화내는 사람을 우리는 보통 무서워 하는데 실제론 물같이 가만히 있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것을 어찌 몰랐을까.  바다, 특히 풍랑이 거센 바다는 더 이상 당신의 애인이 아니다.  그건 차라리 헤어진 옛애인 보다 못한 존재.

제발 4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필리핀에서 물로 된 바다를 물로 보지 마라.  그건 차라리 神그자체니라.  더구나 민도로와 바탕가스 사이는 섬 사이의 거센 조류로 인해서 바람이 불지 않아도 파도가 높은 항로다.  생각해보라 파도가 높으면 쉬었다 가는게 합리적인 생각이 아닌가.  거센 파도를 뚫고 항해를 마쳤다고해서 교과서에 1줄 나오는 것도 아닌데 왜 무모한 짓을 하는가?  그런 객기는 제발 부리지 말자.

언젠가는 한국인 외교관이 어설픈 삼류소설에서나 나옴직한 범죄로 인해 목숨을 저당잡혔다.  바로 그 스토리가 홍콩 상하이 은행 부행장이라는 명함을 주면서 시작이 됐다는데,  홍콩 상하이 은행이 한국의 최고 은행이라는 국민은행은 쨉도 되지 않는 은행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  그런 은행의 부행장이 무슨 할짓이 없어서 환전소 앞을 기웃거리며 일개 2류국가 대사관의 직원을 만나겠는가.  

도대체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도저히 감당하기가 힘든 행동을 하는 것이 우리 한국사람이다.  하기사 상식이 통하지 않는 한국에서 왔으니 그렇게 할수밖에.  그러나 여기는 제집앞이 아니니까 제발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상식적으로 행동합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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