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닐라에서
차이나타운이라고 하면 어디를 말할까? 넓은 의미로 보면
남쪽으로는 빠식강, 북쪽으로는 렉또가(C. M. Recto Avenue),
서쪽으로는 델판교(Delpan Bridge)와 동쪽으로는 리잘가(Rizal Avenue)로
둘러 싸인 곳을 의미한다. 그속에는 물론 필리핀의 유통중심지인
디비소리아시장이 있다. 다양한 모습의 중국풍들이
아직 살아 숨쉬는 이곳은 이웃하는 다른 도심과 만나면서 현재는
여기가 중국촌이구나 할만큼 그 경계를 나타내주는 이정표가 뚜렷하지
않다. 좁은 의미로는 옹핀거리를 중심으로한 그 주위를 말한다.
그러나
현재 중국인촌을 상징해주는 2개의 문이 남아 있다. 지난날
마닐라에
|
|
|
거주하는 중국인들에 의해 세워진 이 문은 중국문화를
보고 싶어 하는 누구든지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우정문 Friendship
Gates"라고 이름 지어졌다. 아직도 이 곳 차이나타운에
가면 나이먹은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말이 끄는 마차인 "깔레사"
Kalesa(스페인어론Calesa)가 주요한 교통수단으로 남아 있다. 이 마차는 손님이
원하는 어떤 곳이든 갈 수 있다. 그리고 이곳에는 중국의
복건성이나 광동성의 먹거리들이 상점에서 팔리고 있다. 대충
나열해보면 kiamuy, champoy, dikiam, machang, ngohiong,
tikoy, lumpia, siopao와 hopia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이상한 요리들도 여기는 많다. 개구리다리 요리,
Soup No 5, 계절의 진미 코코넛 게가 있고, 중국인들이
간단한 아침식사로 즐기는 중국식 만두인 딤섬(dimsum)과 옹핀거리(Ongpin
St.)와 버뮤다거리(Bermuda St.)가 만나는 곳에는 뱀술을 파는 가게가
있다. 정력이 딸리면 한번쯤 시음해보는 것도 괞찮지 않을까?
이
곳은 마닐라에 살더라도 중국인이 아닌 사람에게는 좀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종일토록 들리는 이상한 리듬의
중국노래들이다. 그리고 또다른 하나는 여기에 가면 언제나
싱싱한 채소와 과일을 살 수 있다는 것. 중국노래는 반세기전에
고향을 등지고 살기 위해서 필리핀으로 오면서 아직도 먼옛날 고향을
향한 향수 때문이라니 이해못할 바도 아니다.
길일을
잡아 새로운 가게라도 여는 날에는 그들의 풍습대로 폭죽을 터뜨려
개업을 알리고, 중국인 불교사원이나 도교사원에는 종소리가 들리고
스님들이 경을 읊는 소리가 향불에서 흘러 나오는 향긋한 내음과
함께 공기속으로 퍼져 나간다. 이들 중국인들의 사원은
신도들에게는 언제나 오픈되어 있다. 한번 보고 싶으면 Gandara거리와
Tetuan거리가 만나는 곳으로 가보라. 계단을 조금 올라 가면
동양의 신비스런 냄새가 나는 극락의 세계로 여러분을 인도할 것이다.
바로 몇 발자국 밖의 세계와는 완연히 다른 새로운 세계와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중국인촌의 또다른 모습은 소방서가
있다는 것. 자율소방대원으로 이루어진 이 소방서는
중국인들의 단면을 천착할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중국인들은
조상에 대해서 끔찍이도 생각하는 민족이다. 이 중국인촌에서
몇 킬로만 가면 호화롭기 그지없는 중국인 묘지가 있다. 집을
지어 놓고 조상들이 꼭 살아 있는 것처럼 집을 꾸며 놨다. 그리고
대형 레스토랑에서는 진수성찬으로 그들의 생일을 축하하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특히 우리네의 환갑처럼 60회
생일은 한번 보지 않으면 모른다. 중국인촌에는 아직도
그들의 전통결혼식을 올리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그들의
결혼식의 특징은 결혼식과 결혼파티비용은 신랑쪽이 부담하고 신부쪽은
신부가 시집을 가서 신랑쪽 가족과 사는데 필요한 혼수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다.
또한
중국인들에게는 교육이 아주 중요시된다. 지금도 중국인학교에서는
정규 커리큐럼에 중국어 과목이 포함되어 있다. 북경어뿐만아니라
그들의 조상들이 사용했던 방언도 함께 가르친다. 그럼으로서
그들의 문화를 보존하고 나아가서 문화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하고 있다. 여기 중국인촌 가게에서는 흥정을 통해 가격이
결정된다. 중국인 가구와 직물은 T. Mapua거리에 있고, 금은
제품이나 보석종류는 옹핀거리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