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연장의 어려움-그 본질은 무엇인가?

                      몇 개월 연장이 가능하다는 말은 의미가 없는 말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비자연장에 있어서의 어려움은 사태의 본질을 이해할 때만이 거기에 따른 적절한 대처방법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그렇지 않고 오늘은 여기서 말하는 것에 귀를 솔깃하다가 내일은 저기서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서는 결국엔 초기의 세웠던 계획을 수정하거나 포기해야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한국인에 대한 비자연장 심사의 까다로움은 바로 양국간의 조그만 외교마찰에서 나온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에 있는 많은 불법체류 필리핀인들에 대한 한국정부의 조처가 결국은 필리핀정부의 심사를 건드렸고, 결국은 그 여파가 한국인들에게 온 것인데 필리핀정부의 이러한 상호주의 입장에서 취한 조처는 정당하다고 받아 들여야 한다.
           한 국가의 정책결정을 놓고 우리 소시민이 왈가왈부 해봐야 속만 터지지 실익은 아무것도 없다. 괜히 핏대를 세워 봐야 남의 나라에서 건강만 망치는 결과만 가져 오지 않겠는가. 오히려 양국관계의 현안이 뭣인가를 평소에 숙지하고 있어야만 어떤 돌발적인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차분한 마음으로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필리핀 정부는 자국의 해외파견 노동자들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굉장히 민감한 반응을 한다. 바로 이들이 필리핀을 먹여 살리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충잡아 300만이 넘는 필리핀인들이 해외로 돈벌이를 나가 있는 상황에서 어느 국가가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지 않겠는가.(비록 이를 빌미로 돈을 챙기는 이민국직원이 못마땅하긴 하지만, 어쨌던 정책의 방향은 올바르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자연장이 몇 개월이 가능하다는 말은 아무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공무원(이민국장)이 결정할 문제를 우리가 어찌 알고 어떻게 그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는가? 오직 결정은 이민국장이 내리는 것이다. 연장을 신청한 자가 더 체류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되면 더 해주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못해주는 것 아닌가. 여기서의 결정기준은 필리핀 자국의 국익에 보탬이 되느냐 아니냐일 것이라는 것- 이것만 우리들은 알 뿐이다.
             현재 가장 타격을 많이 입는 쪽은 학생비자없이 어학연수 온 학생들일 것이다. 이민국직원이 보면 그 사실을 모르리라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그래서 지금 3개월밖에 연장을 못했다고 하는데 모든 경우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4개월 받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흐름은 59일뒤로는 심사를 까다롭게 한다는 것이다. 몇 개월이 가능하네 않네 하는 말은 정말로 영양가 없는 말이다.
             필히 6개월이상을 체류해야겠다면 한국에서 학생비자를 받아 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아님 이민국장을 구워 삶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