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사회

 

회원코너가기
코리아타운 뉴스

 

 

 

 

>>교민사회 >>외교비사

메트로마닐라
시부
 바기오
코리아타운

 

참고메뉴

한인회

한국대사관

 

 

 

 

 

 

 

한국대통령과 마닐라

 

 

월남전쟁을 벌여 놓은 미국은 아무래도 혼자 전쟁을 수행하기엔 힘이 들고 그럴 필요도 없으니까 아시아의 자기 부하들을 전쟁에 끌여 들였습니다.  그렇게 하므로서 월남전쟁의 대외명분도 축적하고 앞으로 전쟁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추진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 듯 합니다.  그 일환으로 마르코스를 미국으로 초청해서 아시아정상회의를 추진케 하고,  전면에서 깃발을 흔든 건 바로 필리핀의 마르코스였습니다.

그러나 아시아의 모든 정상들이 참석했으면 이름을 그렇게 지어도 별 문제가 없었을텐데,  전쟁에 참여한 국가만 참석하고 보니 결국은 이름도 잘못지은 결과가 되고 정상회의 이름을 바꾸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새로 지은 이름이 "마닐라 정상회의"였습니다.  여기엔 미국을 비롯해서 월남 필리핀 태국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한국의 정상이 참석했습니다.  7개국 모두 월남전에 군인을 보낸 국가들이죠.  일본은 이 회의에 초청을 받았지만 정중하게 거절을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정상회의에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을 했는데,  사실 당시만 해도 국민소득이 100불(80불정도로 기억됨)도 되지 않는 별볼일 없는 나라에서 왔으니 어느 나라가 관심을 가져 주겠습니까.  그래서 들리는 말에 의하면 마르코스는 말라까냥에 들어 가는 박정희에게 리무진이 아닌  kalesa(말이 끄는 마차)를 내줬다가 박정희가 걸어서 간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하는 수없이 승용차로 바꿔 줬다고 하는 일화가 있고, 또는 호텔도 미국의 대통령의 비서가 쓰는 방보다도 못한 방을 내줬다는 말도 들리는군요.  어떤 글에서 보면 한번 만나 보자고 하는 정식회담 제의에 외교적인 관례를 무시하고 마르코스가 바빠서 못만나겠다는 답을 듣고 박정희 대통령이 피눈물을 흘렸다는 애기도 있습니다.  물론 뒤에 한국의 경제부흥에 가속도를 붙일 즈음해서 마르코스가 한국방문의사를 타진했는데 박정희가 보기좋게 "바빠서 만날 수 없다"고 했다는군요.

하여튼 가난한 나라의 대통령, 박정희는 처음 간 마닐라에서 푸대접을 푸짐하게 대접받은 첫 한국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는 주인장격인 마르코스에게만 그런 대접을 받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당시의 "big boss"였던 미국의 존슨대통령으로부터도 똑같은 모멸감을 맛봤습니다.  물론 마르코스도 똑같은 입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1966년 10월 24일, 말라까냥에서 극비리에 열린  회담에서 존슨대통령은 타원형 탁자를 내리치면서 "You folks" , "You boys", "You fellows"와 같은 말을 쓰면서 회담을 진행했는데 결국은 마르코스와 박정희대통령에게 이런 말까지 했네요.  "You cannot sit in the rocking chair while American soldiers are dying in Vietnam."  미군들이 월남에서 죽어가는 동안 당신들은 흔들의자에 앉을 수 없다는 애기죠. 같이 전쟁을 하자는 애긴데, 이것은 부탁이 아니고 차라리 공갈에 가깝네요.  그러나 박정희는 한번 잘살아 보겠다고 이런 수모를 끝까지 잘 참았군요.

작년에 김대중대통령이 미국에 갔다가 부시한테서 "this man"이라는 소리를 듣고는 외교상 결례를 한 것이 아니냐고 말들이 많았었죠.  지금은 그것을 결례라고 걸고 넘어질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 간 것 같습니다.  그러나 1966년에는 그런 말조차 꺼내지 못했군요.  자고로 외교란 실질적인 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항상 헛발질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this man이라는 소리를 들은 김대중대통령도 필리핀 하고의 인연은 참 질긴 편입니다.  특히 코라손 아키노대통령과의 관계는 아마 연인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군요.  물론 민주화를 매개로 한 걸 말합니다.  이분이 코라손 아키노가 잠시 적을 뒀든 Far East University대학에 명예학위를 구걸했다가 퇴자를 맞았다는 설이 한참동안 마닐라 상공에 맴돌았었는데,  당시 퇴자의 이유가 대통령이 아니면 줄 수 없다는 거였다는데, 이제 대통령이 됐으니 다시 한번 신청하면 어떨런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90년 중반에 우리의 돌쇠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마닐라를 방문했습니다.  당시 성수대교 붕괴시 시내버스를 타고가다 죽은 필리핀 아줌마에게 15만불(?)의 위로금을 준다는 선물을 들고 왔었죠. 그리고 그 반대급부로 외환은행의 지점영업권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라모스대통령과 김영삼대통령은 기분좋게 정상회담을 하던 날 아침에 같이 조깅을 했답니다.  조깅하면 김영삼이죠.  너무나 자신감에 찬 나머지 김영삼대통령은 같이 나란히 달려야 할 조깅에 라모스를 저만치나 따돌리고 황영조가 몬주익 경기장 언덕을 치받고 달릴 때처럼 했답니다.  당시 라모스도 어떤 한국인이 뇌물로 준 듯한 인삼을 따려 먹고 한창 힘을 쓸 때였는데도 형편없이 무너졌으니 기분이 얼마나 상했겠습니까.(인삼뇌물설은 라모스가 직접 자랑한겁니다).  열받은 라모스가 다음 날 아침엔 농구를 하자고 제의를 했다는군요.  농구하면 필리핀이죠. 특히 동네농구실력은 한국이 절대로 따라갈 수 없습니다.  농구시합의 결과는 묻지 말아 주세요.  누가 조깅에서 이기고 농구에서 진게 중요한게 아니라 김영삼씨의 외교실력이 그렇고 그러했다는거죠.  그래서 결국은 IMF라는 요상한 단어를 우리의 머리에 새기게 된 계기가 됐지만서두.

이상은 필리핀을 방문한 한국대통령의 뒷애기들을 한번 모아 봤습니다.  그냥 재미로만 읽어 주세요.  수능시험에 나오는 건 아니니까요.